[바다의 청년들]해녀가 된 수영강사…해남된 회사원

2018-05-24 2



제주의 전통하면 떠오르는 것 중에 해녀 문화도 있죠. 지금은 대부분 60, 70대 해녀만 남았고, 숫자도 많이 줄었습니다.

그런데 최근 젊은 사람들이 해녀가 되기 위해 제주를 찾는다고 합니다.

이은후 기자입니다.

[리포트]
오늘도 어김없이 물질을 준비하는 해녀 정소영 씨. 수경과 커다란 오리발, 그리고 7kg짜리 납을 허리에 차면 잠수 준비 끝.

[정소영 / 33살]
"(잠수 전 항상 무슨 생각 하세요?)
그냥 오늘도 무사히, 물건도 많이 잡게 해주세요."

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다로 뛰어드는 정 씨.. 광활한 바닷속은 그녀에게는 즐거운 일터입니다.

수초와 돌 사이에 숨은 소라와 전복이 오늘 사냥감. 7시간을 물질하는 동안 수십 번씩 바닷속을 오가며 해산물을 캐냅니다.

"바다에 떠 있는 주황색 뒤웅박을 제주 방언으로 '태왁'이라고 하는데요 잠수를 하다 물 밖으로 나와 잠시 쉴 때 태왁에 의지합니다."

정 씨는 제주에서 꽤 인기있는 수영 강사였습니다.

8년 전 해녀인 어머니의 권유로 시작한 일이지만, 지금은 천직으로 알고 지냅니다.

[정소영 / 해녀 (33살)]
"숨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전복을 봤을 때는 없던 숨도 갑자기 있는 것 같은 느낌. 그런 게 되게 매력적이에요."

해녀 사이에 덩치 큰 사내가 물질을 준비합니다.

서울에서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현승민 씨입니다. 3년 전, 국내 6번째 해남이 됐습니다.

[현승민 / 해남 (36살)]
"삼촌(해녀)들도 예전에 바다에서 놀고 있으니까 물질 한 번 해보라고 하셨는데 그때는 남자가 물질한다는 건 생각도 못 했었고요"

숙련되면 하루에 수십만 원도 벌지만 워낙 힘에 부치는 일이라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.

70년대까지만 해도 만 4천 명이 넘던 해녀는 지금은 4천 명 안팎. 제주 해녀의 대를 잇는 젊은 청년들이 오늘도 바다를 지키고 있습니다.

채널A 뉴스 이은후입니다.
elephant@donga.com

영상취재 : 김한익
수중촬영 : 김건태
영상편집 : 오영롱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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